잘해줄수록 사랑받을 거라고 믿었습니다.
그런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.
오히려 내가 먼저 작은 부탁을 했을 때,
상대가 나를 더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.
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?
잘해준 만큼 존중받을 줄 알았습니다.
처음에는 다 그런 마음이었을 겁니다.
내가 먼저 양보하면,
이 관계도 조금은 편해지겠지.
하지만 두 번, 세 번 양보가 반복되고 나면
문득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.
“내가 없어도 이 사람들은 그냥 잘 돌아가겠구나.”
회식비를 먼저 계산하고,
야근하는 동료 몫까지 챙기고도
돌아오는 말은,
“그 사람 참 착하지. 근데 좀 만만하지 않아?”
잘해준 만큼 존중받을 거라 믿었는데,
현실은 오히려 반대로 흘러갑니다.
벤저민 프랭클린은 정반대의 방법을 썼습니다.
18세기 미국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에게는
그를 노골적으로 싫어하던 정적이 있었습니다.
보통이라면 선물을 하거나,
잘 보이려 애썼을지도 모릅니다.
하지만 프랭클린은 전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.
그가 소장한 귀한 책 한 권을
며칠만 빌려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.
상대는 마지못해 책을 빌려주었고,
프랭클린은 정중하게 감사를 전했습니다.
그 뒤로 그 사람은
평생 프랭클린을 돕는 조력자가 되었습니다.
이것은 단순한 처세술이 아닙니다.
1969년 심리학자 존 젝커와 데이비드 랜디의 실험에서도
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.
연구자가 직접 개인적인 부탁을 해
상금을 돌려받은 참가자들은,
아무 부탁도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
그 연구자에게 훨씬 더 큰 호감을 보였습니다.
단지 부탁을 들어줬다는 이유만으로 말입니다.
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?
사람은
받은 호의보다,
자신이 직접 행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를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.
그래서 관계는
내가 많이 줄수록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,
상대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했을 때
오히려 더 단단해지기도 합니다.
이 현상을
벤저민 프랭클린 효과(Benjamin Franklin Effect)라고 부릅니다.
뇌는 모순을 싫어합니다.
누군가를 도와준 뒤,
뇌는 이렇게 묻습니다.
“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,
왜 도와줬지?”
이미 행동은 끝났습니다.
그러면 뇌는 감정을 바꿔버립니다.
“도와준 걸 보니,
사실은 나쁘지 않게 생각하나 보다.”
행동이 감정을 바꾸는 것입니다.
그런데 이 원리는 거꾸로도 작동합니다.
계속 받기만 하는 사람은
그 호의를
특별한 선물이 아니라
관계의 기본값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.
그래서 착한 사람이 아무리 잘해줘도
상대의 뇌는
“고마운 사람”보다
“원래 나를 도와주는 사람”
으로 정리해버릴 수도 있습니다.
하지만 이 효과에도 조건이 있습니다.
부탁이 너무 부담스럽거나,
대가를 노린다는 의도가 드러나면
사람은
“어쩔 수 없이 도와준 거야.”
라고 행동의 이유를 외부에서 찾습니다.
그러면 감정은 바뀌지 않습니다.
아이러니하게도
착한 사람일수록
이 작은 부탁 하나를 어려워합니다.
미안해서 부탁을 하지 못하고,
대신 더 큰 호의를 베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.
그래서 부탁은
작고, 자연스러울수록 효과가 있습니다.
이렇게 활용해 보세요.
① 서먹한 동료에게
“김 대리님,
이 문장 한 번만 봐주실 수 있어요?”
커피를 먼저 사주는 것보다,
이런 작은 부탁 하나가
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기도 합니다.
② 부모님께
늘 “괜찮다”고만 하시는 부모님께
“엄마, 이것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?”
라고 부탁해 보세요.
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각은
나이가 들수록
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.
③ 도움을 받았다면
“고맙습니다.”보다
“덕분에 회의가 10분 만에 끝났어요.”
처럼
구체적으로 감사하세요.
상대의 기억에는
‘내가 가치 있는 일을 했다’는 경험이 남습니다.
다만,
이 열쇠를 매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.
부탁이 잦아지면
관계는 계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.
필요한 순간,
가볍게 꺼내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.
오늘의 인사이트
너무 좋은 사람은, 때로는 상대에게 사랑할 기회를 남기지 않습니다.
마무리
혹시 당신은,
사랑받기 위해
계속 무언가를 내어주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?
이제는
누군가가 당신을 위해
작은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도
조금은 남겨두어야 할지 모릅니다.